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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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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사적이어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 (사도행전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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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의 말맛을 번역으로 옮기지 못해서 한국어 작품이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썰이 이 기회에 근절되면 좋겠고… 번역 출발어의 단어 하나하나를 “살려야” 하는지는 호칭어를 파면서도 자주 생각한다. 한문 텍스트를 읽을 때 자(字)를 부르는지 “군(君)”이라는 존칭을 쓰는지 직책명으로 호칭하는지 등등을 따지는 것을 몹시 좋아하는 자로서 동인소설에도 한문 호칭어를 한국어 독음 그대로 옮겨 쓰지만, 동인의 취향을 떠나 번역에 있어서는 이런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군”을 존칭어로 쓰면 현대한국어라고 할 수 없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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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완성된 발화가 아니라 문장 내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군”이 주어나 목적어로 들어가서 완성된 문장(더 나아가면 담화)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군”이라는 형태를 그대로 보존할 필요는 없다. 한국어 존대 표현에는 호칭어뿐만 아니라 격조사, 동사 어간, 선어말어미, 어말어미 등이 함께 사용된다. 게다가 한국어는 중국어보다 주어 문장 성분 생략이 더 활발하게 일어난다. 그러므로 “군이 식사를 하시면”보다 “진지를 잡수시면”이 더 자연스럽고 효과적인 존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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