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태도가 드러나는 대표적인 상황이 출세해야 혹은 출세한 사람이 주변에 있어야 대접받는다는 류의 말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만일의 긴급상황을 대비해 의사/변호사 사위가 있어야한다거나 '~사'자 붙은 직업군을 연애/결혼 상대로 찾는다거나 XX대학교는 나와야 인정을 받는다는 식의 발언들. 어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의료/법률 서비스에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존중받지 못해도 그게 사회구조 혹은 그 구조를 답습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 조건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의 탓이라는 식의 발언들. 진짜 너무 듣기 싫음.

잘못 삐끗하면 누구든 가진 것을 다 잃고 흔히들 말하는 사회 밑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어릴때부터 항상 가지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저런 말은 내 불안을 부추기고 내 가치를 의심하게 했어요. 내 스스로가 만족해도 다른 사람들이 너를 가치없다고 보면 넌 존중 받을 가치가 없고 사회보장제도에 기댈 자격도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자라온 10대, 특히 입시 결과=내 가치이던 고등학교 시절은 고통스럽다 못해 잘 기억이 안날 정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