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왜 일요일에도

그리고 "권좌에 앉아있는 사람은 딱 한 사람만 다스리면 됩니다. 자기 자신". 이것도 이인임의 대사였고. 이번 일 보면서 깨달은 건데, 저 정적을 곁에 두라는 대사, 굳이 정적이 아니러다도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곁에 두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ㄴㅇ 그 자는 이것도 거부했지.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도 거부했다. 이로 인한 결과는, 순리와 이치의 흐름으로 인한 커뮤니티의 폭발. 자신의 자질이 부족함을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서버 문 닫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데 집중하길 바라며 마무리.

'퀴어 서버장'이라면 그에 어울리게 행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감정적으로 흥분하고 화가 나더라도 절대 하면 안 되는 골든 금기사항이란 게 있다. 그 중 하나인 '다른 퀴어 아웃팅'을 했다. 그 순간퀴어 서버장으로서의 신임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버린 것. 주워담을 수도 없다. 자신의 부족함을 보려하지도 않고, 그걸 보완해 줄 주변 사람의 조언도 공격으로 내치는 이상 그런 리더가 있는 퀴어 커뮤는 없는 게 낫다. 드라마 정도전에서 이인임이 했던 대사가 있었지. 부귀영화를 누리려면 정적을 곁에 두라고.

내가 그 서버를 나가게 된 원인이 원인이라서 좋은 감정을 가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좋은 퀴어 커뮤니티를 바랬던 사람 중 하나로써 안타깝고, 쓸데없이 일을 크게 벌여서 자기파멸의 용암으로 뛰어드는 게 안타까워서 끄적거려본다. 보다 더 나은 커뮤니티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차버렸고, 이젠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한 커뮤니티가 왜 무너졌는가를 반성하기를 바라면서. 이런 것도 공격이라고 본다면 나도 더는 할 말이 없겠지만.

모든 합리적인 조언과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에이미랑 다를 바가 뭔지. 물론 모든 조언을 받아들이라는 것도 아니고, 그걸 받아들이는 결정을 하는 건 전적으로 본인이다. 그에 따른 결과도 온전히 그 사람의 것이고 책임인 것이다. 그걸 안 받아들이고 사람을 내쳐서 커뮤니티가 터져버린 것도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인 것. 모든 사람이 자신을 공격한다는 화, 오만함, 아집에 사로잡혀서 퀴어 서버장으로서 하면 절대 안 될 아웃팅까지 했다니... 한 때 그 곳에 있었던 퀴어 1인으로써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밴하는 추태까지. 게다가 공론화 글에 닉네임 블러처리 안 해서 퀴어 서버장이란 사람이 아웃팅까지 시키고, 그거에 대한 변명이랍시고 "앨라이도 충분히 많다"고 했다가 합리적인 팩폭 당하니까 공론화글 삭제에 버로우 당하고 공론화 한 분들 고소까지 함. (고소는 제발 루머이길 바란다. 제발...) 그 와중에도 싸불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 들어.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할 거라면 왜 한 커뮤니티의 수장을 자처한 것인지? 좀 세게 비유하자면... 2024년 퀴어판 Amy's Baking Company 보는 기분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다른 서버 의견 차이로 인해 감정이 격해졌던 일을 끌고 오질 않나. 관리자도 아닌데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몇이나 되었는데 (기분 상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 발언은 어드민으로써 적절치 않았다고 조언하는 사람, 이김에 서버장 개인 서버인지 공공 커뮤니티 서버인지 명확하게 한 뒤 갈 길을 찾아보자는 말, 싸우지 말고 적절하게 선 긋고 갈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 그 조언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자기 화를 못 이겨서 내쳤으면서 자기에 대해 공격했다고 사과를 요구한다고? 지친 분들이 나가서 서버 만드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걸 자각하고 그에 대해 옆에서 조언을 해주거나 밸런스를 해 줄 사람이 있는 거고, 그것이 바로 다른 관리자 및 모더레이터들인 것이다. 감정적인 배려를 하고 싶어도 그 쪽에서 미숙하다면 "이렇게 말하면 그 사람은 이렇게 느꼈을 것이다"를 말해줄 수 있는 어드민, 아니면 이번 케이스처럼 스트레스가 심할 때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기 어려울 경우 한 발 물러설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부드럽되 명확하게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걸 지적할 수 있는 중재자적인 사람을 어드민으로 지정하면 되었을 일이다.

한 커뮤니티의 회원이라면 자기와 맞지 않으면 맞는 사람들이랑 새 서버를 파거나 맞는 사람들 디엠으로 추가하고 그냥 서버를 떠나면 그만이지만, 커뮤니티인 공공서버의 서버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서버에 활동하는 회원들은 그 서버장 및 어드민들이 반동분자(그 서버의 경우 혐오자, 러버들)를 적극적으로 쳐내고 분쟁이 있을시 최대한 잘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며, 한 서버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일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거기서 활동을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리더가 저걸 100% 완벽하게 수행할 수는 없는 법.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까.

역사만 봐도 세상 내에서 자신의 포지션이 바뀌었는데 그에 맞춰서 행동을 바꾸지 못해서 패망한 사람은 찾기 어렵지 않다. 공손찬은 뛰어난 야전사령관이었을지는 몰라도 군주로서의 정치력은 미숙했고, 군벌이 되어 세력을 구축하고 나서는 유우를 죽이는 정치력의 미숙으로 민심을 잃고 패망헀다. 후당의 이존욱도 천하는 말 위에서는 못 다스린다는 교훈만 일깨워준 타산지석의 예 중 하나였고, 그 대통령도 검찰총장 시절 버릇 못 버리고 대통령 자리에서도 검찰총장 일 하듯이 행동해서 민폐만 끼치고 있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