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가 하는 건 거짓연애. 우리의 사이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바뀌지 않을 예정. 우리가 하는 건 계약연애도 아닌 거짓연애. 그런 척만 해서 쿠로오의 귀찮음을 덜어주는 게 목표. 하지만 쿠로오가 생각보다 더 인기가 많은 걸 체감하니 켄마는 마냥 기분이 좋진 않았을 것 같음. 아까의 그 여학생을 지나자 켄마는 기대고 있던 머리를 다시 뗐을 것 같음. 쿠로오는 그런 켄마의 모습에 켄마 너 연기 잘 한다, 라고 할 것 같고 ... 그래도 그 기대는 게 싫지만은 않았는데 ... 라고 중얼거리지 않았을까. 켄마는 못 듣고.

그날 저녁. 연습이 끝나고 켄마의 집에서 말 없이 누워있는 둘. 켄마는 쿠로오에게 다리를 걸치고 게임을 하고 있고 쿠로오는 무어라 문자를 하는 모양. 아마 배구부원이겠지. 그런데 켄마의 질문이 정적을 깰 것 같음. 좋아? 응? 뭐가 고백 매번 받아서. 엥? 그다지...관심이 없어서. 응. 그리고 다시 정적. 창문 사이로 바람이 들어와 켄마의 머리가 흩날려 시야를 방해하는 바람에 게임오버 될 것 같음. 칫, 하면서 재시작을 누르자 쿠로오는 켄마의 머리를 정리해줄 것 같음.